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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싱가포르 브라니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무인도의 뱀과 싸우며)

등록일 : 2015/03/02

깨끗한 도시국가 싱가포르에 파견될 때만 해도 현대건설 직원들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브라니섬이 무인도라고는 하나 본토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에 부푼 꿈을 안고 싱가포르로 향했던 것이다.

 

1990년 2월 싱가포르 공항에 내려 고속도로를 타고 약 30분간 서쪽으로 달려서 자딘 부두에 도착하였다. 20분 정도 배를 타고 가서 브라니섬에 내리자 한숨이 푹푹 나오기 시작하였다. 현대건설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로지 뜨거운 태양과 열대 수풀뿐이었다. 말 그대로 무인도였다.

 

현장 사무실과 숙소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현대건설 직원들은 싱가포르 본토의 창이 공항 매립현장 숙소에 묵으며 매일 출퇴근을 하였다. 식사와 배 타는 것이 항상 골칫거리였다. 처음 몇 번은 현지 음식을 먹었으나 식성에 맞지 않아, 창이 공항 매립현장에서 음식을 가져와서 식사를 해결하였다.

 

배를 타는 시간은 얼마 안 되지만 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도 문제였다. 처음에 인원이 얼마 되지 않아 현지인으로부터 배를 임대하여 운행하였는데, 현지인은 말을 잘 듣지 않고 제 마음대로 운행을 하였다. 잠깐 다른 부두에 갔다 오겠다고 해놓고 한번 가면 돌아올 줄 몰라 2~3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어느 날은 밤 12시까지 야간작업을 하고 부두에 나가보니 배가 사라지고 없었어요. 배 주인이 기다리다가 지쳐 혼자 본토로 돌아가 버린 것이죠.” 현대건설 직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쳐 불렀으나, 야속한 배 주인은 이미 떠난 뒤였다. 그날 밤 현대건설 직원들은 브라니섬에서 모기와 밤새도록 전쟁을 하며 날밤을 샜다. 얼마 후 인원이 늘면서 임대한 배의 숫자를 늘려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브라니섬에서 일하는 동안 현대건설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뱀이다. 브라니 현장에 숙소가 마련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동료직원과 소장의 숙소에 뱀이 들어온 것이다. 다행히 일찍 발견하여 부상은 없었지만, 모든 직원들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숙소 주변에 나무와 풀이 많았는데, 비만 오면 뱀들이 숙소 주변에 출현했던 것이다. 부랴부랴 풀을 깎고 유황을 사다 뿌려서 뱀의 출현을 막았지만, 한번 뱀이 나타났다하면 장정들이 오들오들 떨면서 며칠 동안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당시 현대건설 직원들은 한마디로 원시인들처럼 생활하였다.

 

브라니에서 공사를 시작할 때 싱가포르 발주처 감독들은 현대건설이 1차 인도구간의 공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현대건설의 이름으로 싱가포르 지역에서는 더 이상 공사를 수주할 수 없을 거라고 은근히 겁을 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계약 공기보다 1년 이상 앞당긴 1992년 10월 22일 공식 개항식에 맞추어 3선좌의 부두를 준공하여 인도하자 그들은“원더풀 현대!”를 외쳤다. 그 결과 발주처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수상을 비롯한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현대건설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업체임을 인정받았다. 그에 힘입어 2단계 보조부두공사와 브라니 컨테이너 야적장 공사도 수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