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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동남아 시장의 개척

등록일 : 2015/04/28

중동 시장에서 얻은 값진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외 시장 진출 모색해온 쌍용건설은 1979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를 설치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80년 7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첫 공사를 수주했는데 이 공사가 바로 래플즈 시티의 1차 지하 터파기 공사였다. 1981년 7월에는 2차 부지 기초 및 지하실 공사도 별 어려움 없이 수주했다. 그러나 본공사인 3차 지상 구조물 공사는 일본, 영국 등 세계적인 건설사들과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수주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1982년 12월 마침내 매머드급 래플즈 시티 3차 공사를 수주했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도전이었고 모험이었다.
 


 래플즈 시티는 호텔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인 웨스틴 스탬포드(Westin Stamford) 호텔(현 스위스 스탬포드 호텔)을 비롯해 28층 쌍둥이 건물인 웨스틴 플라자(Westin Plaza) 호텔, 42층 오피스 빌딩, 그리고 이들 4개의 건물을 연결하는 7층의 포디엄과 지하 3개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복합건물이다.
 


 6년에 걸쳐 래플즈 시티를 시공하면서 회사는 막대한 수익을 내며 중동 지역에서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고강도 콘크리트와 유압식 펌핑 기술, 5일 만에 1개 층 시공 등 선진 기술력과 고도의 공사관리 능력을 축적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래플즈 시티 건설을 위한 6년의 대장정

 

 쌍용건설은 1979년 자카르타 지사를 설치하면서 동남아 진출을 모색했으나, 당시만 해도 싱가포르 건설시장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양회 현지법인으로부터 래플즈 시티 1차 공사 정보를 소개받았다.

 

 세계적인 중국계 건축가인 아이 엠 뻬이(I. M. Pei)가 설계한 이 프로젝트는 1차 터파기 공사·2차 지하층 공사·3차 지상층 공사의 순으로 분할 발주될 계획이었는데, 동남아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회사는 1980년 7월 28일 지사를 설립하고 1980년 7월 31일 래플즈 시티 1차 터파기 공사를 큰 어려움 없이 수주했다.

 

 1차 터파기 공사의 성실한 시공에 힘입어 1981년 5월 22일 2차 부지기초 및 지하구조물공사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본 공사인 3차 지상 구조물 공사는 상황이 달랐다.

 

 73층의 초고층에 당시 아시아 최대의 복합건물인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 수익은 물론 회사의 위상이 치솟을 것이라는 점 때문에 세계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명예를 걸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발주처는 최종적으로 3개 업체에 입찰권을 부여했다. 쌍용건설 외에도 당시 일본 최대의 건설업체 오바야시 구미(Obayashi Gumi)와 현지 최대 건설사인 로우 켕 후아트(Low Keng Huat)사, 영국 시멘테이션(Cementation)사의 합작회사가 입찰에 초청됐다.

 

최종 단계에서는 오바야시 구미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1982년 12월 28일 발주처는 최종 심사과정을 통해 1차와 2차 공사에서 우수한 기능인력을 동원해 탁월한 시공능력을 보여준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후 1980년 11월 1차 터파기 공사로부터 1986년 6월 30일 본 건축물의 준공에 이르기까지 5년 11개월이 걸렸다.    


 
 1980년 8월 8일 첫 삽을 뜬 1차 터파기 공사는 37,800㎡의 대지를 평균 깊이 12m로 굴토하는 것이었는데, 4면에 접해 있는 도로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흙막이 공법이 요구됐다. 시트 파일과 숏크리트 월에 어스 앵커링으로 보강하는 공법을 사용했으며, 암반 굴착은 현지 법규상 폭파가 허용되지 않아 화학약품을 암반에 주입, 팽창시키는 암파쇄 공법이 적용됐다. 또 현장이 해변에 인접해 당초 모든 토질을 해양 점토층으로 추정했으나, 굴토과정에서는 양질의 흙도 함께 나왔다. 굴토작업으로 파낸 토사를 다른 골프코스 현장에 팔아서 부가 수익도 올릴 수도 있었다. 1차 터파기 착공 이후 만 1년만인 1981년 8월 8일 개시된 2차 부지 기초 및 지하골조 공사는 4개의 빌딩이 들어서게 될 부지의 기초공사와 연건축면적 85,467㎡에 이르는 3개층의 지하실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건물 부지의 대부분이 사암을 포함한 해양점토층으로 되어 있어 토양 컨설턴트와 미국의 데임즈 앤 무어(Dames & Moore)사는 매트 기초를 제안했다. 그래서 포디엄 부분에만 250여 개 독립 기초가 시공됐고, 나머지 타워 부분에는 매트 기초가 시공됐다. 73층 타워 매트의 기초 깊이는 4.9m로, 포스트텐션으로 보강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구축하는데 꼬박 4개월이 소요됐다.

 

 쌍용건설은 이 기간에는 48시간 연속 레미콘을 타설해 이 분야 세계 신기록도 수립했다. 비가 자주 오는 싱가포르의 기후를 감안해 5년간의 기상자료를 분석해 한 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던 날을 찾아내 레미콘 타설 날짜를 잡아 연속 타설 신기록을 수립했던 것이다. 이는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6개소에 가득 채운 물과 맞먹는 양이며, 6㎥ 레미콘 트럭 1,830대분이었다. 2차 공사에는 열대성 기후로 인한 콘크리트 조기 경화를 막고 콘크리트 수화열을 제어하기 위해 특수 혼화제 레오빌드(Reobuild)가 사용됐다.

 

 2차 공사는 1984년 6월 30일 완료됐다. 3차 공사는 1982년 12월 1일 착공했으며, 4개의 타워와 각 타워를 연결하는 포디엄으로 이루어진 모든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인 만큼 초고층 시공에 따른 고도의 기술이 요구됐다. 특히 계획된 공기 내에 공사를 완공하려면 골조 사이클을 층당 7일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재래식 공법으로는 10일에 1개 층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세계적인 J.A. 존스사도 7~8일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현장 기술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들로 TF팀을 구성, 고강도 콘크리트와 유압식 펌핑 기술, 5일 만에 1개 층 시공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기술을 습득하며, 글로벌 건설명가로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자고 일어나면 1층씩 올라가 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예정공기보다 3개월을 앞당겨 골조공사를 마쳤다.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세계 최고층 건축물에 사용되고 있는 공법이 래플즈 시티에 적용되었던 공법을 토대로 하고 있고, 현재에도 초고층 건물에서 1개 층을 올리는 사이클이 평균 4~5일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회사의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골조공사의 공기단축을 위해 모든 철근을 별도로 준비된 장소에서 사전에 조립해 타워크레인에 올려놓도록 했으며, 기둥 폼은 현장에서 모듈화해 철판으로 제작·설치했다. 슬래브 거푸집 역시 중량이 가볍고 조작이 간편한 캐나다 제품인 알루마 폼(aluma form)을 사용해 종전에 2~3일 걸리던 1개층의 시스템 설치작업을 4시간 만에 가능토록 했다.

 

 3차 공사에는 콘크리트 109,100㎥, 철근 22,600톤, 철골 3,200톤, 알루미늄 커튼월 10만㎡이 투입됐다. 본 공사에 착수한 지 3년 반 만인 1986년 6월 30일 마침내 싱가포르의 상징인 래플즈 시티가 준공됐으며, 그해 10월 3일 역사적인 개관식을 가졌다. 래플즈 시티 전 공사의 최종 공사금액은 미화 4억 888만 8,000 달러였다.

래플즈 시티 1차 공사와 같은 시기인 1980년 인도네시아에서 잠비~무아라 붕고 도로를 수주한 데 이어 자바 도로와 수마트라 도로 공사를 잇 따라 수주할 수 있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는 1981년 호라이즌 타워즈와 리앙 코트 복합건물, 1983년 쿠스카덴 타워와 베이쇼어 파크 콘도미니엄 등을 수주했다. 특히 리앙 코트 복합건물은 이미 다른 회사가 지하 터파기에 실패하는 등 초기부터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1984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싱가포르에서 신뢰를 쌓고 시장기반 구축에 기여하게 되었는데 발주처 리앙 코트사는 무려 10여 년 후인 1995년 초 하노이 타워센터 공사를 쌍용건설에 발주하여 베트남 상륙에 도움을 주게 된다.
 


 또 동남아 지역에서의 활발한 공사로 점차 인정을 받게 된 쌍용건설은 이 무렵 서일종합건설의 해외공사를 대행(싱가포르 5개, 브루나이 2개, 말레이시아 1개 공사 등 모두 8개 공사)하면서 시장 확대의 전기를 마련, 인근 지역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했다.  이때부터 동남아 시장에서 쌓아 온 발주처와의 신뢰는 기업회생절차라는 위기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해외 전 현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하게 된다.

 


 래플즈 시티간 남긴 기록들

 

 래플즈 시티의 준공은 그 자체로 숱한 화제를 남겼다. 1987년 7월 1일 개장한 웨스틴 스탬포드 호텔은 이 날 기네스북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임을 공인하는 인증서를 받았다.
 
 ‘아시아의 신화’를 일궈가던 싱가포르는 1985년 당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 해 8월 18일 당시 리콴유 수상은 TV 카메라 앞에서 도표를 제시하면서 싱가포르의 지나친 임금인상이 국제 경쟁력을 저하시켰다며 향후 2, 3년간 임금동결을 호소했다. 자신과 정부가 1979년부터 전자산업 등으로 산업을 조정하면서 고임금 정책을 펴온 것이 잘못됐음을 솔직히 시인한 것이다. 이때 리 수상은 자국민 근로자의 생산성이 래플즈 시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날 연설에서 리 수상은 “우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한국인이 래플즈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것과 똑같이 해낼 수는 없다. 저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강인했고 우리 모두는 래플즈 시티에서 그것을 직접 확인했다.(Nobody believes that we are equal to Koreans in the Raffles Project. I don't, either. They are tough. You've seen them build Raffles City)”라며 래플즈 시티에서 일하고 있던 쌍용인에게 부러움의 찬사를 보냈다.

 

래플즈 시티는 우리나라 검정교과서인 초등학교용 <생활의 길잡이>에도 소개되어 쌍용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였으며, 이뿐 아니라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KBS에서는 1999년 말에 밀레니엄 특집으로 방영한 ‘지난 100년을 빛낸 사건, 해외건설 10건’에서 래플즈 시티가 TOP 3로 소개됐다. 

 래플즈 시티로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회사는 1984년 6월 18일 ‘해외건설 수출 10억불탑’을 수상했다. 래플즈 시티에 대한 해외의 찬사와 평가도 뜨거웠으며, 1987년 말에는 싱가포르 정부가 전년도 공사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시공기술이 돋보이는 건설공사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87 싱가포르 건설대상 시상식에서 래플즈 시티는 상업건물 부문 최우수 건물로 선정됐다. 또 래플즈 시티는 회사의 위상을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2004년 1월 16일에는 KBS-TV ‘신화 창조의 비밀’ 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하늘을 향한 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