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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파푸아뉴기니 라무 지하수력 발전소(독학으로 익힌 CPM 공정관리기법)

등록일 : 2015/03/02

현대건설이 라무 지하수력발전소 공사에서 도입한 CPM 공정관리기법은 사상 두 번째였다. 처음으로 채택한 것은 1967년 수주한 대구·수원·광주 비행장 활주로 공사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이 공정관리법에 대해 그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중역으로는 권기태 상무가 있었다. 권기태 상무는 이사 시절인 1965년 태국에 공사 입찰 차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발주처인 미해군공병대(OICC)의 표준시방서가 요구하고 있는 CPM 공정관리기법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는 귀국길에 일본에 들러 CPM에 관한 서적을 구하려고 동경시내 서점을 뒤지다가 마침 일본 녹도(가지마)건설에서 발간한 CPM 공정관리기법 해설서를 발견, 구입하여 독학으로 익혀 두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1967년 현대건설은 대구·수원·광주 비행장 활주로 공사를 650만 달러에 동시에 수주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100만 달러 이상의 미군공사는 반드시 미국 건설회사와 조인트 벤처로 시공하도록 했기 때문에 현대건설은 미 빈넬사와 공동으로 시공하기로 했다. 이 세 개 공사의 시방서 역시 CPM 공정관리를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빈넬사가 CPM 공정표 작성을 맡았다. 빈넬사가 독자적으로 공정표를 작성하게 되었던 것은 명목상으로는 조인트 벤처이나, 사실상은 현대건설이 빈넬사의 하청업자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빈넬사는 착공 2~3일 전까지 CPM 공정표를 발주처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켈리(Kelly)라는 기술자를 일본에 파견, 컴퓨터를 이용하여 공정표를 작성토록 했으나 실패한 것이다. 빈넬사는 한국 업자가 못하는 것을 보라는 듯이 해 보이려고 했으나 사실 그들도 CPM 공정표 작성능력이 충분치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촉박해지자 권기태 상무는 자신이 직접 CPM 공정표를 작성하겠다고 빈넬사에 제의했다. 그는 이미 CPM 공정관리이론에 대해서는 통달해 있던 만큼 단시간 내에 작성하여 발주처에 제출했다. 그러나 담당관이던 대위는 이를 검토하지도 않고 퇴짜를 놓았다. 시방서 상에는 작업 활동의 수가 150개인데 그가 작성한 CPM 공정표에는 80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이다. 작업 활동 수를 200개로 늘려가지고 갔으나 담당 대위는 역시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머리를 가로젓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울화통이 터질 일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미국 민간 기술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시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해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은 이미 1967년의 비행장 공사에서 국내 건설업자로서는 처음으로 CPM 공정관리기법을 도입·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이 공정관리기법은 계약상의 조건 때문에 불가피하게 도입했던 것으로 그 성과는 별로 없었다. 이후 현대건설 자체에서 공사 관리의 필요에 의해 CPM 공정표를 작성하여 적용해 본 적은 없다. 아직 CPM 공정표를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현대건설은 1972년 파푸아뉴기니 라무 지하수력발전소 공사에서 두 번째로 CPM 공정관리기법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때에도 계약조건에 CPM 기법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기술자문회사였던 스노이 마운틴사는 자사 직원인 패튼과 톰슨이라는 두 기술자를 본사에 파견하여 CPM 공정표를 작성하게 했다. 그러나 이들은 토론만 일삼을 뿐 실제 만들지는 못해 이때도 권기태 상무가 그 윤곽을 작성하여 줌으로써 CPM 공정표가 완성될 수 있었다. 나중에 이 공정표에 대해 호주 정부가 불평을 하자 스노이 마운틴의 두 기술자는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변호해 주었고 호주정부도 이 말을 듣고는 잠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