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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2·3단계 공사(열악한 공사 현장과 현지인과의 갈등)

등록일 : 2015/03/16

이란은 한여름에 56℃ 이상 올라가는 고온에다 습도가 99% 가까이 되는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으로 공사를 하는데 무척이나 힘든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역적 악조건 속에서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 2·3단계 공사를 예정 공기 내에 완벽하게 시공하였다.

김종학 이사는 1999년 4월에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2·3단계 공사 현장의 관리책임자로 발령을 받고, 7월 초에 프랑스 파리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를 거쳐 이란 반다르 압바스에 도착하였다. 다시 반다르 압바스 공항에서 육로로 700~800㎞나 떨어진 공사 현장까지 7시간을 달려야만 하였다.

 

공사 현장은 악조건이었다. 선발대로 간 현대건설 직원들은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설치해놓고, 하나는 숙소로 또 하나는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숙소의 벽에 걸어놓은 온도계는 언제나 50℃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며칠 지켜보던 김종학 이사가 직원들에게 말했다.

“저 온도계 고장 난 거 아니야?” “이사님, 한국에서 가져온 온도계라 최고 온도 눈금이 50℃까지밖에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럽니다. 여기 날씨는 보통 55℃ 이상입니다. 그래서 온도계가 50℃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이 같은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김종학 이사는 이란의 현지 온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반팔을 입고 한나절 밖에 나가 일하다 살을 덴 적도 있었다. 밤에는 너무 더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몇 번씩 밖에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한 연후에 지칠 대로 지쳐 겨우 새벽 2시에야 잠이 드는 것이었다.

 

모든 건설 공사는 공기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예정 공기보다 공사가 늦어지면 시공사도 그 만큼 손해를 보지만, 발주처 역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시공사는 예정 공기안에 공사를 끝내기 위해 피땀을 흘리며 노력하고, 발주처도 독촉을 하게 되어 있었다.

사우스파 2·3단계 공사를 할 때에 자칫하면 예정 공기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공사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이란 현지인 근로자들이 스트라이크를 일으킨 것이다.

 

공사 현장 내에는 현지인 근로자와 한국인 근로자를 합하여 1만 3,000여 명이 합숙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 근로자 숫자가 많은 관계로 현장 내에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을 정도였다.

 

사건이 있던 날 저녁 9시 무렵, ‘한국인 근로자가 이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이상한 소문이 퍼져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200여 명의 현지인 근로자들이 한국인 근로자들의 숙소로 쳐들어 왔다. 갑작스런 사태로 인하여 현지인과 한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일부는 다치기도 하였다.

 

다음 날부터 공사 현장의 작업은 모두 중단되었다. 현장에 있던 한국인 근로자는 1,500명 정도였는데, 모두들 두려움에 떨어야만 하였다. 워낙 이란 현지인 근로자들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몰라 한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곧바로 귀국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김종학 이사는 곧바로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섰다. 공사가 하루라도 지연되면 예정 공기 내에 마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현지인이나 한국인이나 트러블이 일어나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일단 순발력 있게 이란 경찰에 신고를 하여, 그들이 현장에 와서 현지인 근로자들의 소요를 막았다. 그리고 이틀간 중단되었던 공사를 재개하였다. 조사를 해본 결과 루머는 이란 현지인들 사이에서 만들어낸 것이었다. 먼저 소요를 일으킨 후, 그것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김종학 이사는 현지인과 한국인 근로자들의 사이에 불만 요소가 있어서 그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고, 근무 조건을 개선하고 양측의 관계를 회복시키는데 3~4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하여 다행히도 공기 내에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