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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글로벌 건설명가로 우뚝 서다 !

등록일 : 2015/04/28

싱가포르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래성장 산업에 대한 고심을 거듭했다.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유치와 인재확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리센룽 총리는 ‘무제한 관광’ 전략을 주장했고, 리콴유 선임수상도 싱가포르가 ‘성장 정체 후발 선진국’ 에서 ‘상위권 선진국’ 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2005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프로젝트가 바로 마리나 베이와 센토사섬 두 곳에 대규모 복합 리조트(IR)를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도심형 복합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약 2,500객실 규모의 호텔과 5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10,000명 규모의 이벤트 광장, 2,000석 규모 극장 2개소, 카지노, 예술사 박물관, 쇼핑 센터 등을 갖춘 도심형 복합 리조트 개발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중심상업지구(CBD) 인근 최고 요지인 마리나 베이 매립지에 미화 55억 달러가 투입됐다.
 


 마리나 베이 복합 리조트는 2005년 4월 세계적인 디벨로퍼 10여 개 회사를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을 실시했고, 4개 업체가 최종까지 치열한 경합을 펼쳐 2006년 5월 라스베거스 샌즈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미국의 카지노, 호텔, 리조트 전문개발업체인 라스베거스 샌즈는 싱가포르를 상징할 수 있는 호텔 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사업자로 선정됐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수주
 
 워크아웃 졸업 이후 해외 조직을 재편하고 꾸준히 해외 영업을 강화해 온 쌍용건설은 2007년 9월 26일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마리나 베이 IR의 메인 프로젝트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수주했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6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기념비적인 건축 공사를 수주하면서 쌍용건설은 제2의 해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세계적인 이목을 끈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최초 입찰자격심사(PQ)에는 쌍용건설 등 국내 건설사 3곳을 비롯 일본, 프랑스, 홍콩 등 총 14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며 이중 쌍용건설, 시미즈, 드라가지, 개몬 등 4개사가 최종 입찰에 초청됐다.


 
 입찰 초청 이후 2007년 5월부터 6차례에 걸친 가격 제출, 총 25회의 실무 미팅 과정에서 쌍용건설은 적용공법, 공사범위, 기간, 계약조건, 금액 등 발주처의 요구조건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특히 각국의 명예를 건 최종 경합에서는 당시 샌즈 그룹이 발주한 마카오 카지노 리조트를 시공 중이었던 영국계 홍콩 건설사 개몬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주변 평가에도 불구하고 쌍용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발주처인 라스베거스 샌즈의 고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1년 이라는 긴 입찰기간 동안 최고 경영자부터 실무 직원들까지 모두가 보여준 열정, 그리고 싱가포르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쌓아 온 다양한 고급건축 실적과 한국에서 직접 확인한 고품질 시공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며, “이것이 쌍용건설이 최저가격을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한 이유” 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지하 3층~지상 57층(스카이파크 포함) 3개동 2,511객실에 연면적이 302,171㎡에 달하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쌍용건설의 기술로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소로 탄생하게 된다.


 
 이 호텔의 상층부인 약 200m 높이에 축구장 약 2배 크기인 12,408㎡ 규모로 들어선 스카이 파크에는 정원과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 수영장,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다. 특히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는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맞먹는 약 70m가량이 지지대 없이 지상 200m에 돌출된 외팔 보(cantilever) 구조를 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술로 불가능을 넘다! - 건축의 역사를 만든 27개월
 
 호텔이 들어서게 될 곳은 바다를 메운 매립지이기 때문에 27개월이라는 짧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 첫 번째는 TERS(Temporary Earth Retaining Structure) 공법의 적용이었다. TERS는 지하구조물을 완성하기 위한 흙막이 굴토 및 흙막이 지지 가설 공법을 말하는 것으로 공기를 단축하는 해법이 됐다.
 


 일반적으로 ㅁ자 형태로 터파기를 할 경우 매립지 연약지반 때문에 가설 흙막이 벽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지지하는 스트러트나 철강 구조물을 보강해야 한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호텔 고층부 지하 TERS에 직경 각각 100m와 75m에 이르는 도넛(Donut)과 피넛(Peanut) 형태의 원형 가설 D-월(Diaphragm Wall)을 설치함으로써 지하 3개층의 토압(土壓)을 스트러트 없이 지지해 지반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이를 통해 스트러트의 지지가 필요 없는 넓은 작업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자재와 장비의 진출입을 원활하게 하고, 타워 고층부 골조공사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었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작업현장에서는 코어 벽체에 ACS(Automatic Climbing System)공법을 적용해 1개층 공사가 마무리되면 유압잭을 이용해 자동으로 거푸집이 한 층 위로 올라가도록 했다. 또 각 층에 들어갈 철근을 지상에서 조립하여 해당 층에 설치만 하는 방식으로 설치시간을 단축했다. 또 일반적으로 골조공사 시 각 층의 바닥이 되기도 하는 슬래브 하부의 기둥을 받치는 부분에 보가 지나가게 된다. 하지만 보를 시공할 경우 콘크리트의 형태를 만들어주는 거푸집 구조가 복잡해져 공사기간이 늘어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각층 하부의 보 구조물을 가능한 한 없애고 슬래브를 두껍게 하여 바로 기둥으로 받치는 구조를 제안했다.
 


 이밖에 배선이 가능하고 방음재가 내장된 드라이 월 파티션을 활용한 객실 벽체 시공, 화장실 모듈화 등 품질과 공기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공법이 사용됐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 했으며, 호텔 시공을 위한 최대의 난관이 남아 있었다. 3개 타워로 이루어진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각 타워마다 수직에 가깝도록 서 있는 서측 구조물과 지상에서 최대 52도까지 기울어진 동측 구조물 등 두 개의 구조물이 23층에서 만나 결합하는 ‘入’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기울어진 동측 구조물은 8층을 쌓기도 전에 붕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기울어진 동측 건물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강선을 이용해 외부에서 구조물을 당기는 것이 아니라 강연선을 골조 벽체 안에 설치해 당기는 공법이 채택됐다. 주로 교량을 건설할 때 사용하는 포스트 텐션(Post Tension)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포스트 텐션 공법은 건물 최하층 바닥 기초에 픽싱 앵커(Fixing Anchor)를 설치하고, 일반 철근의 약 5배의 강도를 가진 7개의 철사를 꼬아 만든 강연선을 연결해 건물을 잡아당겨 고정하는 방식으로 강연선은 해당 층에서 구조물을 지탱하는 내력 벽체에 매설돼 건물의 벽면을 따라 올라가므로 눈에 띄지 않으면서 건물의 형태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앵커를 잡아주고 강연선을 견디기 위해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함으로써 건물벽이 두꺼워 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다. 이 공법을 보완하기 위해 템포러리 브레이싱(Temporary Bracing) 공법도 채택는데, 템포러리 브레이싱은 포스트 텐션과 더불어 경사진 건물을 안정적으로 지지하여 건물의 골조가 완전하게 될 때까지 경사 형태를 지지하는 구조로 8층, 14층, 20층에 각각 8개씩 3세트가 설치됐다. 그리고 29층까지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완료되면서 해체됐다.

 

하지만 난관이 모두 극복된 것은 아니었다. 경사구조를 일시적으로 지지하는 시설물이 해체되더라도 건물 완공 후 아무런 변형 없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건물 하부가 둘로 나뉘어 한쪽이 최대 52도나 기울어진 구조에서는 건물의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하기가 매우 어려워 자칫 하중이 기울어진 동측 구조물 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면서 건물이 변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랜스퍼 트러스(Transfer Truss) 공법이 적용됐는데 거대한 강철 구조물인 트랜스퍼 트러스는 지상 약 70m 높이인 23층부에서 두 개의 구조물이 만나 하나의 구조물로 통합돼 안정된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건물의 막대한 하중을 비교적 똑바로 서있는 서측과 기울어진 동측의 두 구조물에 각각 60%와 40% 정도의 나누어 지지할 수 있도록 분산함으로써 건물의 안정성을 높였다.
 


 트랜스퍼 트러스가 설치된 이후 골조공사는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저층부 시공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돼 속도를 내지 않으면 완공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4개의 슬래브 존에서 각각 4일 단위로 1개 층을 쌓아 올리는 4일 사이클(Cycle)을 적용키로 했고, 작업이 점차 숙달됨에 따라 나중에는 3일 사이클도 가능해졌다. 3~4일 만에 한 층씩 올라가는 과정은 싱가포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골조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위용이 완연하게 드러났다. 이제 마지막 남은 관문은 스카이 파크였다.
 


 에펠탑 높이(320m)보다 20m 이상 긴 343m 길이에 최대 높이 16.4m, 중형 자동차 43,000대 무게와 같은 6만 톤에 이르는 스카이 파크를 세 개의 타워 위에 올리는 일은 또 하나의 역사적인 도전이었다. 특히 현장에서는 스카이파크 공사와 함께 호텔 마감공사, 외부의 조경 및 부대 토목공사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에 각 공종이 간섭 받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해야 했다.
 


 21세기 건축의 기적 -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탄생
 


 2010년 6월 23일 싱가포르 정부, 발주처 관계자,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1,2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단 등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의 그랜드 오픈 행사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착공 18개월 만인 2009년 7월 8일 상량식을 가져 세계를 놀라게 한 쌍용건설은 11개월도 채 되지 않은 2010년 4월 27일 소프트 오프닝을 통해 호텔 일부를 개장했고, 그로부터 두 달여 만에 그랜드 오픈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세계의 건축 전문가들이 시공 중인 건물을 포함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건축물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건물이라고 평가했고, 설계자인 세계적인 건축가 모세 샤프디(Moshe Safdie)조차도 “디자인한 원안대로 지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고 했던 랜드마크를 쌍용건설의 기술로 완성한 것이다.
 


 그랜드 오픈에 즈음 샌즈 그룹의 아델슨 회장도 싱가포르의 유력 기업인으로부터 “쌍용건설이 괜찮은 시공사인가?” 라는 질문을 받고 “No! Ssangyong is not only a good contractor, Ssangyong is the best contractor. (아니오. 쌍용은 단지 괜찮은 시공사가 아닙니다. 쌍용은 최고의 시공사입니다.)” 라는 말로 쌍용건설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도 샌즈 그룹이 서울에서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 프로젝트에 쌍용건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두 회사의 돈독한 신뢰 관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사에 들어간 철근량도 어마어마하다. 지하 5층, 지상 25층, 연면적 33,000㎡ 규모 오피스 빌딩 약 15개를 건설할 수 있는 43,000톤이 사용됐다. 철근 길이는 27,232㎞로 지구 지름의 2배가 넘고, 콘크리트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2,500㎥) 78개를 채울 수 있는 195,000㎥가 투입됐다.
 


 특히 일일 최대 출력 인원은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10 여 개국 6천 명에 이르며 언어, 생활습관이 다른 다국적 근로자들이 2교대로 24시간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1,200만 인시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장의 경사구조 시공 공법은 해외 건축 프로젝트에 적용한 기술로는 최초로 2010년 6월 15일 건설신기술(제608호)로 지정됐으며, 2012년에는 대한민국 해외건설 5,000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 정부(국토해양부)에서 선정한 해외건설 10대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