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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해외 시장 첫걸음 에콰도르 진출의 아찔했던 순간

등록일 : 2015/03/03

1975년 10월, 대우개발 입사와 동시에 남미 출장길에 올랐다. 신축 중인 대우센터 공사 이외도 토목사업과 해외사업에의 진출 등 의욕적인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던 회사에서 에콰도르에 가서 키토시가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에서 Alacon이란 변호사를 만났고, 그를 통해 Ballen 시장을 만났다. 그로부터 키토시가 계획하고 있는 미화공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키토시가 약 2400만 달러 상당의 예산으로 구 시가지를 재개발하면서 소규모 공원을 조성하고, 도로를 새로 포장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 재정 형편상 현금으로 공사비를 지불할 수가 없어 매월의 기성금을 5년 거치 15년 상환의 promissory note(약속어음)로 원금과 이자를 지불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자는 연리 9%로 고정하고 사업자 책임 아래 어음을 할인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나는(편도권/전 전무, 당시 해외영업담당 임원) 이 이야기를 듣고 아연 실망했다. 시중 Libor 금리가 11%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9% 고정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자를 변동금리로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허가를 받을 때 그런 조건으로 승인이 났기 때문에 조건변경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업체가 이미 포기하고 있는 일을 우리가 달려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실을 본사에 보고한 후 promissory note를 할인해줄 금융기관을 찾느라고 여기저기 다녀 보았으나 간단치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이 요구하는 Libor+5~8% 정도의 변동금리 적용과 별도의 flat fee 조건으로 어음을 할인한다면 이자 차손만도 최소한 3%를 각오해야 하는 계산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대우개발 입사의 첫 수주를 성공시켜 보려는 욕심으로 장기전을 펴기로 하고 자그마한 아파트를 얻어 자취생활로 들어갔다. 이 무렵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의 한 건설회사가 수주전에 뛰어들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고, 에콰도르 현지업체들이 소문을 듣고 시장실에 찾아가 항의를 하는 등 이래저래 시간은 흐르고 주변상황은 점점 물 건너가는 듯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러고 있던 1976년 중순 어느 날, 키토 시장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키토시에 직접 차관으로 제공하겠다는 미국계 어떤 금융회사의 남미지역 책임자를 만났다. 키토시가 발행하는 promissory note의 지불조건을 자기들이 그대로 승계하고 업자로부터는 일정액의 flat fee를 받고 어음 전량을 할인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로 함께 날아가 MOU를 교환하고 정식계약은 스위스에 있는 은행에 가서 체결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비즈니스 성공을 축하하는 융성한 만찬 대접까지 받았다. 그런데 만찬도중 그들과의 이런저런 대화에서 심각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 그들이 모두 이태리 남부 출신들이라는 것과 그들이 경영하는 회사는 금융기관이 아니고 투자개발회사로 부동산 개발, 채권 어음 등의 유가증권 거래, 금융투자 등 많은 투기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이 혹시 마피아 집단일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호텔로 돌아와 고민 끝에 본사 이석희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축하를 해주던 이석희 부사장이 내 설명을 듣고는 당장 그만두고 돌아올 것을 명했다. 이석희 부사장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러고 얼마 되지 않아 본사에서 promissory note를 BOA 서울지점에서 할인 받기로 했으니 키토시 공사를 수주하라는 지시가 왔다. 변동금리를 적용한 할인이었다. 그리하여 1976년 9월 27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박창남 한국대사가 배석한 가운데 키토 시장과 이석희 부사장, 그리고 내가 함께 계약서에 서명했다. 수주전에 뛰어 든 지 실로 만 일년 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