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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근로자의 불만과 현장의 노무관리)

등록일 : 2015/03/02

산업항 공사는 전례 없는 대규모 해외공사로, 여기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1일 평균 3,000명이 넘는 숫자였다. 이처럼 많은 인원들이 한 곳에서 숙식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만 해도 노사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이러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하던 식으로 안이하게만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불만은 누적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것이 사소한 계기에 의해 촉발돼 ‘3·13 사태’라는 불행한 사건을 몰고 왔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동기는 급료에 대한 불만이었다. 당시 산업항 현장 바로 이웃에 위치하고 있던 국내 다른 업체의 현장과 비교해 볼 때, 덤프트럭 운전원의 경우 월평균 급여에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불만을 느낀 덤프트럭 운전원들이 20㎞ 떨어진 석산을 왕복운행 하는데 시속 20㎞로 서행하는 등 사보타지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중기공장을 맡고 있던 어떤 부장이 자기가 데리고 일하던 운전원 1명을 불러 헬멧으로 머리를 치면서 ‘외국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거냐, 100㎞로 달려도 부족한 판에 20㎞가 뭐냐’고 야단을 쳤다. 이 얘기가 동료 운전원 간에 퍼지게 되자 30여 명의 운전원들이 모여 중기공장 앞에 차를 세워놓고는 그 부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본부사무실은 중기공장에서 30~40㎞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이곳으로 가는 동안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던 근로자들이 합세하기 시작, 순식간에 700~800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일시에 폭발한 듯 근로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며, 이 소식을 듣고 달려 나온 직원들과 대치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적극적인 사태수습이 강구되지 못한 채 근로자들은 근처에 있는 차량에 방화하기 시작했고 사무실, 숙소 등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태가 이틀이 넘게 계속되자 사우디 당국에서는 실탄을 가진 군부대를 출동시켜 빠른 시간 내에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까지 하였다. 이 지역은 유전이 많은 곳인데다 사우디는 워낙 폐쇄적인 나라라 이런 사태가 민간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한국 정부 측에서는 유양수 주사우디대사를 이곳에 급파하여 사태를 수습하도록 했고, 회사 측에서도 박규직 상무를 대표로 하여 근로자 대표와의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즉석에서 선출된 근로자 대표들과 사태해결을 위한 10여 개 사항에 대한 합의를 봄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었고 주동자들에게는 강제귀국 조치가 취해졌다.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은, 근로자들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나 성의 있는 대화의 부족 등으로 이 같은 엄청난 사건을 불러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을 계기로 중동지역 전현장의 노무관리가 적극적으로 개선되었으며 근로자들과의 상설대화기구인 노사협의체가 발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