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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파푸아뉴기니 용키댐 공사(영화 같은 부족들의 집단 분규)

등록일 : 2015/03/02

현대건설은 남태평양의 남위 10도에 위치하고, 인도네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용키댐 건설공사를 수행하였다. 1986년 9월에 착공해 1991년 8월에 완공하기까지 현지근로자들과 많은 분쟁을 겪었다. 분쟁의 원인은 임금인상 요구, 토지보상 요구, 다부족·다언어의 관습 차이, 법규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었다.

 

용키댐 현장에는 한국 근로자가 150명, 현지 근로자가 1,000여 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건설공사는 공정에 따라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특히 준공 즈음해서는 근로자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게 마련이었다. 현지인들은 집단의식이 강해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근로자가 작업이 끝나는 날까지 같이 일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상식에 어긋나는 해프닝을 자주 벌였다. 토지는 부족단위 공동소유이면서도 애착이 강해 자기네 토지에 대한 어떠한 훼손이나 침해에 대해서도 보상을 해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줄곧 애를 먹곤 하였다. 현지인들은 요구조건을 내걸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단적으로 전 부족이 전신에 흙을 칠하고 활·칼·도끼 등으로 무장하고 난입하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마치 외국 영화에 나오는 아프리카 밀림 속 부족들의 공격 장면을 연상하면 다를 바 없었다.

 

“또 쳐들어왔다 ! 공사 중단하고 빨리 대피하라 !” 일단 분규가 발생하면 한국 근로자들은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여 현지의 경찰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였다. 하지만 현지 경찰도 주민들의 보복이 두려워 강력히 통제하지 못해 분규 해결에 어려움이 많았다. 부상으로 귀국하는 근로자가 날로 늘어났지만 현대건설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현지인들은 부족공동체에 대한 애착심과 단결력이 대단히 강했다. 현지 근로자 개인적으로는 분규에 참가하고 싶지 않아도 부족으로부터 보복이 두려워 전원 분규에 동참하였다. 합의에 의해 분규가 해결될 때까지는 현대건설의 어떠한 설득에도 불응하다가 일단 합의에 도달하면 또 신속하게 정상작업을 재개하곤 하였다.

 

집단소요가 일어났을 때 현대건설이 취하는 마지막 수단은 각 부족의 원로인 추장이나 대표자들을 초청해, 그들을 통해 현지인 근로자들을 설득하도록 조치하는 것이었다. 일정한 타협에 도달하여 양측 대표자들이 전체 근로자들 앞에서 이를 공포하면, 모두 만족한다는 뜻으로 박수를 치고 화해의 뜻으로 큰 파티를 열었다. 그렇지만 분규가 다시 시작되면 그동안의 친분관계며 모든 협의는 무시되었다. 용키댐 공사를 하면서 얻은 교훈은 그 나라의 각종 제도며 법규보다는 현지인의 관습과 전통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에 합당한 규정을 작성해 탄력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